무토라는 것
무토는 산이고 제방이다. 흐르는 것을 막아 세워 두는 자리에 놓인다.
급한 판에서도 속도가 잘 안 바뀐다. 주변이 그 속도에 기대는 일이 많다.
한번 쌓으면 잘 안 무너지지만, 무너질 때는 한꺼번에 무너지기 쉽다고 읽는다.
무토는 오행으로 토(土, 붙잡아 두는 힘)에 들고 그중 양(陽)의 자리다. 같은 토의 음간은 기토고, 무토의 네 철에 적은 조후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일간과 계절 첫 장에 적었다.
봄(春) — 물에 녹는 석회암
석회암은 물이 스미면 속이 녹는다. 동굴은 그렇게 깎여서 생긴 빈자리다.
단단해 보이는데 안에서부터 바뀐다. 그 일을 본인이 제일 늦게 알아차리는 편이다.
겉은 풀렸는데 속은 아직 차다. 볕이 그 속까지 들어야 한다.
봄의 무토에게 모자란 것
화·목속까지 들 볕이 아직 없다
봄 토는 아직 차고 굳어 있다. 볕이 녹이고 뿌리가 파 주어야 숨이 통한다.
여름(夏) — 알갱이 굵은 화강암
화강암은 알갱이가 굵어서, 덥고 식기를 되풀이하면 그 결을 따라 갈라지고 부스러진다.
겉이 더 단단해 보일 때 속이 갈라진다. 그것을 아무도 안 묻는다.
부서진 알갱이에 물이 스미면 거기서 다시 무엇이 자란다.
여름의 무토에게 모자란 것
수틈에 스밀 물이 급하다
여름 토는 말라 갈라진다. 물이 스며야 다시 기른다.
가을(秋) — 구멍 숭숭 현무암
현무암은 구멍이 숭숭하다. 그 위에 부은 물은 고이지 않고 다 빠져나간다.
내주는 자리가 많아서 제 몫을 챙기는 일이 뒤로 밀리기 쉽다.
남은 볕이 있어야 다음 철을 난다. 다 내주기 전에 데울 자리를 남겨야 한다.
가을의 무토에게 모자란 것
화남은 볕이 모자라다
가을 토는 금을 낳느라 힘이 샌다. 볕이 들어야 그 자리가 메워진다.
겨울(冬) — 결 고운 대리석
대리석은 석회암이 땅속에서 열과 압력을 받아 다시 결정된 돌이다. 열이 없으면 그냥 석회암이다.
매끈해서 아무것도 안 붙는다. 씨를 얹어도 뿌리 내릴 틈이 없다.
갈아야 결이 드러난다. 그 일을 해 줄 열과 손은 바깥에 있다.
겨울의 무토에게 모자란 것
화데워 줄 볕을 기다린다
겨울 토는 얼어 아무것도 못 기른다. 해가 있어야 녹는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