경금(庚金)벼려야 빛나는 무쇠

두드려 맞은 만큼 날이 선다.

경금이라는 것

경금은 아직 다듬지 않은 쇠다. 그대로는 투박하고 벼리면 날붙이가 된다.

옳고 그름을 가르는 말을 주저 없이 한다. 그 말이 도움이 되기도 상처가 되기도 한다.

편한 환경보다 빡빡한 환경에서 더 자란다. 고생을 자산으로 바꾸는 쪽이다.

경금은 오행으로 금(金, 가르고 다듬는 힘)에 들고 그중 양(陽)의 자리다. 같은 금의 음간은 신금이고, 경금의 네 철에 적은 조후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일간과 계절 첫 장에 적었다.

봄(春) — 흙 가르는 쟁기

인·묘·진 달(입춘~입하 전)에 난 경금
갈 것은 많은데 아직 날이 없다.

쟁기는 흙을 갈라 엎는 연장이다. 그 전에 날부터 세워 두어야 한다.

하고 싶은 일과 할 수 있는 일의 거리가 멀어 조바심이 난다.

불에 달궈 두드려야 날이 선다. 그 과정을 건너뛰면 부러진다.

봄의 경금에게 모자란 것

화달굴 불이 아직 없다

봄 쇠는 아직 무르다. 불을 만나야 쓸 날이 된다.

여름(夏) — 열 품는 무쇠솥

사·오·미 달(입하~입추 전)에 난 경금
뜨거울수록 잘 익히고 잘 눌어붙는다.

무쇠솥은 열을 품는다. 불을 끈 뒤에도 한참을 혼자 뜨겁다.

식을 줄을 몰라서 안에 담긴 것이 타는 줄 늦게 알기 쉽다.

물을 부어야 가라앉는다. 벼리는 것과 식히는 것은 한 짝이다.

여름의 경금에게 모자란 것

수식힐 물이 급하다

여름 쇠는 불에 달아오른다. 물이 닿아야 굳는다.

가을(秋) — 안으로 당기는 낫

신·유·술 달(입추~입동 전)에 난 경금
가장 잘 들 때 제일 많이 벤다.

낫은 몸쪽으로 당겨서 벤다. 베는 것도 다치는 것도 제 앞에서 일어난다.

옳고 그름을 가르는 말이 더 짧아지는 편이다. 맞는 말이 상처가 되는 자리도 생기기 쉽다.

불이 있어야 다시 벼린다. 세기만으로는 오래 못 쓴다.

가을의 경금에게 모자란 것

화녹여 줄 불이 모자라다

가을 쇠는 힘이 넘친다. 불로 녹여 모양을 잡아야 쓸 물건이 된다.

겨울(冬) — 내리치는 도끼

해·자·축 달(입동~입춘 전)에 난 경금
패 놓아야 그 불을 쬔다.

도끼는 내리치는 힘으로 쓴다. 불을 쬐려면 먼저 팔이 시려야 한다.

속이 그렇지 않은데 차게 읽힐 때가 있다. 설명을 안 해서 더 그렇다.

언 쇠는 잘 안 벼려진다. 불을 곁에 두는 것이 이 철의 관건이다.

겨울의 경금에게 모자란 것

화곁에 둘 불을 기다린다

겨울 쇠는 얼어 잘 안 벼려진다. 불이 곁에 있어야 한다.

내 여덟 글자는 어느 칸인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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