병화(丙火)숨지 않는 태양

가리고 있을 수가 없다. 있으면 드러난다.

병화라는 것

병화는 하늘의 해다. 한 사람만 비추지 않고 자리 전체를 밝힌다.

감정이 얼굴에 먼저 나온다. 숨기려 해도 티가 난다.

뜨거울 때와 식을 때의 낙차가 크다. 그 낙차를 아는 것이 힘이 된다.

병화는 오행으로 화(火, 퍼뜨리는 힘)에 들고 그중 양(陽)의 자리다. 같은 화의 음간은 정화고, 병화의 네 철에 적은 조후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일간과 계절 첫 장에 적었다.

봄(春) — 낮게 뜨는 아침해

인·묘·진 달(입춘~입하 전)에 난 병화
뜨는 것만으로 사람을 깨운다.

아침해는 낮게 떠서 세지 않은데, 닿는 자리마다 밤새 언 것을 먼저 푼다.

먼저 일어나 있는 쪽이라 남의 하루까지 시작시켜 놓는다.

물에 비칠 때 빛이 두 배가 된다. 혼자 뜨면 밝기만 하고 남는 것이 없다.

봄의 병화에게 모자란 것

수비칠 물이 아쉽다

해는 큰물에 비쳐야 빛이 산다. 받아 줄 물이 없으면 밝히기만 한다.

여름(夏) — 그늘 없는 땡볕

사·오·미 달(입하~입추 전)에 난 병화
뜻이 좋아도 닿으면 덴다.

땡볕에는 피할 그늘이 없다. 비추는 것을 넘어 말린다.

그늘로 물러나는 사람을 보고서야 자기가 셌다는 것을 안다.

큰물이 하나 있으면 열이 빛으로 바뀐다. 식혀 줄 사람이 곧 그 물이다.

여름의 병화에게 모자란 것

수식혀 줄 큰물이 급하다

여름 화는 조열하다. 큰물이 있어야 열이 빛으로 바뀐다.

가을(秋) — 하늘 붉히는 노을

신·유·술 달(입추~입동 전)에 난 병화
기울면서 색이 짙어진다.

노을은 해가 낮아져서 하늘을 붉힌다. 세기를 잃은 자리에서 색이 나온다.

마무리하는 자리에 자주 불려 가는 편이다. 시작하는 사람보다 덜 주목받는다.

물 위에 앉을 때 가장 멀리 간다. 비출 것을 고르는 것이 이 철의 일이다.

가을의 병화에게 모자란 것

수앉을 맑은 물을 기다린다

가을 화는 힘이 줄었으나 맑다. 물에 비쳐야 빛이 멀리 간다.

겨울(冬) — 해 두른 햇무리

해·자·축 달(입동~입춘 전)에 난 병화
가려진 채로도 테는 남는다.

햇무리는 해를 두른 테다. 얼음 알갱이 구름이 해를 가릴 때 생긴다.

가진 힘을 다 못 내보내는 때가 길게 느껴질 수 있고, 그것을 본인이 제일 답답해하기 쉽다.

땔 나무가 있어야 낮이 길어진다. 배우는 것과 기대는 사람이 그 나무다.

겨울의 병화에게 모자란 것

목땔 나무가 모자라다

겨울 병화는 풀이가 갈린다. 꺼져 가는 불을 살리는 데 무게를 두면 땔 나무를 먼저 들고, 해는 큰물에 비쳐야 빛이 산다는 쪽에 무게를 두면 자·축월에도 큰물(임수)을 먼저 든다. 이 칸은 앞쪽을 따라 땔 나무를 적었다.

내 여덟 글자는 어느 칸인가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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